시암송칼럼(2008-14)

벼락 같은 한 마디

日日新 2008. 12. 3. 19:39

시를 외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어느  시선집에서 김종길 시인의 '신처사가'라는 시를 무심히 읽어 내려가다가 한 구절이 섬광처럼 내 눈에 들어왔다.


"문학잡지는 읽질 않되

좋은 시는 자식처럼 아끼고"


'뭐? 좋은 시는 자식처럼 아낀다고?' 난 나도 모르게 이 구절을 몇 번이나 되뇌고 있었다. '좋은 시가 얼마나 가치가 있으면 자식과 같다고 했을까?  좋은 시가 자식만큼 귀한 거라면 시암송에 많은 시간과 정력을 쏟아도 아깝지 않을 거야 ' - 마음 속으론 이런 말들이 흘러나왔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 구절은 내 시암송의 행로에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김종길 시인은 10년 동안 시에 감탄사를 세 번 밖에 쓰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시인의 말이니 이 구절에 더 무게가 실릴 밖에. 아, 한 마디 말의 힘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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