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1 - 오탁번
시인아
넌 사랑하는 것도 배울까?
다 쓴 치약 짜듯
영혼은 그렇게 쥐어짜는 게 아냐
넌 숨 쉬는 것도 배울까?
달이 질 때
그냥 지듯
억새가 제 몸을 하얗게 버리는 것처럼
소멸하는 소리 들릴 때
한 편의 시는
저 혼자 오롯하다
따로 할 말 없는
눈썹의 말 한마디
잘 가라
흔드는 흰 손 안에서
한 편의 시는
저 혼자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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