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시인1 - 오탁번

日日新 2014. 7. 8. 15:02

 

시인 1 - 오탁번

 

 

시인아

넌 사랑하는 것도 배울까?

다 쓴 치약 짜듯

영혼은 그렇게 쥐어짜는 게 아냐

넌 숨 쉬는 것도 배울까?

달이 질 때

그냥 지듯

억새가 제 몸을 하얗게 버리는 것처럼

소멸하는 소리 들릴 때

한 편의 시는

저 혼자 오롯하다

따로 할 말 없는

눈썹의 말 한마디

잘 가라

흔드는 흰 손 안에서

한 편의 시는

저 혼자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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