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동(忍冬)잎
- 김춘수
눈 속에서 초겨울의
붉은 열매가 익고 있다.
서울 근교(近郊)에서는 보지 못한
꽁지가 하얀 작은 새가
그것을 쪼아먹고 있다.
월동(越冬)하는
인동(忍冬)잎의 빛깔이
이루지 못한 인간(人間)의 꿈보다도
더욱 슬프다.
*김춘수 / 1922년 출생. 1946년 사화집 ‘날개’에 ‘애가’를 발표함으로써 등단. 시집으로 ‘늪’ ‘꽃의 소묘’ ‘처용단장’ 등이 있음. 경북대, 영남대 교수 역임. 한국 시인협회 상, 아시아 자유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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