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인동잎 (김춘수)

日日新 2009. 2. 23. 19:03
 

인동(忍冬)잎


- 김춘수



눈 속에서 초겨울의

붉은 열매가 익고 있다.

서울 근교(近郊)에서는 보지 못한

꽁지가 하얀 작은 새가

그것을 쪼아먹고 있다.

월동(越冬)하는

인동(忍冬)잎의 빛깔이

이루지 못한 인간(人間)의 꿈보다도

더욱 슬프다.


*김춘수 / 1922년 출생. 1946년 사화집 ‘날개’에 ‘애가’를 발표함으로써 등단. 시집으로 ‘늪’ ‘꽃의 소묘’ ‘처용단장’ 등이 있음. 경북대, 영남대 교수 역임. 한국 시인협회 상, 아시아 자유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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