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들의 시사랑/시문학의 이해
시인과 소설가의 고향에 대한 인식의 차이
日日新
2010. 4. 2. 19:43
시인과 소설가의 고향에 대한 인식의 차이 (1)
소설가는 자신이 살았던 고향이 사라졌고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거기에서 자기 불행의 근원을 찾고자 한다. 반면에 시인은 모든 사물에서, 그리고 어디에서나 고향의 모습을 재발견하고 그때마다 행복을 노래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보다 상상의 세계에 더 많은 가치를 두고 그곳에서의 삶을 꿈꾸고 있는 낭만주의 시인도 상상적 삶의 행복을 노래하고 있지만, 지상에서의 스스로의 운명을 저주받은 것으로 인식하고 그것의 극복을 위해 초월적인 어떤 것을 찾고자 했던 ‘저주받은 시인들’조차도 삶의 순간에 발견한 절대적인 아름다움을 자신의 행복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서 시의 완성을 보고자 한다.
그런 점에서 소설가가 불행을 이야기하기 위해 태어난 비극의 운명의 소유자라면, 시인은 매 순간의 삶에서 행복을 발견하고 노래하는 초월적 세계관의 소유자라고 할 수 있다. (김치수,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