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新 2010. 3. 20. 14:40

 시인과 소설가의 차이

 

시인은 삶의 기쁨이나 행복을 노래하는 특권을 가진 사람이다. 소설가가 삶의 고통이나 불행을 그 뿌리부터 결말까지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면 시인은 그러한 지속적인 삶 속에서 부딪치거나 발견하는 기쁨과 행복의 순간을 포착하고 이를 노래하는 사람이다. 시인은 그런 의미에서 특별한 감각과 예리한 눈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보통 사람들이 지나쳐버리는 삶의 순간을 포착하고 거기에 들어 있는 삶의 오묘한 진실을 간파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도 느끼고 파악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소설가는 삶이 왜 부조리하고 불공평하고 괴로운 것인지 이야기하고 설명해야 하는 불행한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데 반하여 시인은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즐거운 것인지 노래하는 행복한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다. 그래서 근대 이후 불행을 이야기하지 않는 소설이 없고 행복을 노래하지 않는 시가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김치수,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