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바닷가 물새 (김명인)

日日新 2009. 7. 5. 20:22
 

 바닷가 물새


- 김명인



바닷가 물새 한 마리, 너무 작아서

하루 종일 헤맨 넓이 몇 평쯤일까.

밀물이 오르면

그나마 찍던 발자국도 다 지워져버리고

갯벌 아득한 물 너비 뿐이다.

물새, 물살 피해 모래밭 쪽으로 종종쳐

걸음을 옮기다가

생각난 듯 다시 물 가장이로 돌아가

몇 개 발자국 더 찍어본다.

황혼은 수평선 쪽이고 아직도 밝은 햇살

구름 위지만

쳐다보면 저무는 바다 어스름이 막 닫아거는

하늘 저쪽 마지막 물길 반짝이는 듯.


* 김명인 / 1946년 경북 울진 출생.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 시집으로 ‘동두천’ ‘머나먼 곳 스와니’ 등이 있음. 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