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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산길 (김윤성)

日日新 2009. 5. 31. 21:39
 

바다가 보이는 산길

 

- 김윤성

 


바다가 보이는 산길이 난 좋아,

엉겅퀴, 들장미 피는 유월 녹음 밑에 앉아 바라보는

바다가 난 좋아,


한잠 들고 깨어봐도 그 자리 그 곳에

오도 가도 염(念)도 않는 범선(帆船) 두어 개,


먼 먼 바위섬엔

부서지는 파도성(波濤聲)이 들리지 않아

고요히 피었다가 사라지는 흰 물살들이

아직도 꿈속인 양 아물거리는

유월 바다가 보이는 산길이 난 좋아.

 

 

* 김윤성/ 1926년 서울 출생. 1945년 《백맥》에 시 '들국화' 등을 발표하면서 등단.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대한민국 예술원 문학분과 회장 등을 지냄. 주요 시집으로는 '바다가 보이는 산길' '예감' '돌아가는 길' 등이 있음. 한국문학가협회상, 대한민국예술원상, 민족문학상 본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