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산에 언덕에 (신동엽)
日日新
2009. 5. 29. 21:40
산에 언덕에
- 신동엽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 속에 살아갈지어이.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行人)아.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 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人情) 담을 지네.
그리운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 신동엽 (1930-1969) / 충남 부여 출생. 한국 전쟁 때 조선인민군과 대한민국 국군(국민방위군)에 각각 징집되어 동족상잔의 비극을 체험한 후 첫 작품 〈나의나〉를 완성했다. 이후 서울과 충남을 오가며 헌책방 경영, 교사, 잡지사 기자를 전전하다가 1961년 명성여고 교사로 안정된 직업을 얻게 되어 시작에 몰두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후 민주세력에 스며든 기회주의 세력을 비판하고 통일을 노래한〈껍데기는 가라〉를 필두로 여러 참여시를 발표하여 대표적인 참여시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