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新
2009. 5. 26. 20:14
꽃그늘
- 이재무
꽃그늘 속으로,
세상의 소음에 다친 영혼
한 마리 자벌레로 기어갑니다
아, 그 고요한 나라에서 곤한 잠을 잡니다
꽃그늘에 밤이 오고
달 뜨고
그리하여 한 나라가 사라져갈 때
밤눈 밝은 밤새에 들켜
그의 한 끼가 되어도 좋습니다
꽃 그늘 속으로
바람이 불고
시간의 물방울 천천히
해찰하며 흘러갑니다
* 이재무 / 1958년 충남 부여 출생. 1983년 ‘삶의 문학’ 등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위대한 식사’ ‘생의 변방에서’ 등이 있음. 난고문학상, 편운문학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