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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콩 (윤중호)
日日新
2009. 5. 12. 21:23
완두콩
- 윤중호
콩깍지 속에
새파랗게 빛나는 완두콩 여섯 개
곰실곰실 누워 있다가
콩깍지를 터니, 부스스 깨어나
서로 몸을 부비며 웅크립니다.
무심코 콩을 훓다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완두콩마다, 콩깍지에
허연 탯줄을 달고 있었거든요.
* 윤중호(1956년 -2004년)/충북 영동군 심천 출생, 숭전대 영문과 졸업. 1984년 계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이은봉 등과 ‘삶의 문학’동인으로 활동했다. 잡지사 기자, 출판 편집자 등의 일을 하면서 시와 동화를 썼다. 2004년 9월 갑작스런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시집으로 《본동에 내리는 비》(문학과지성사, 1988) 《금강에서》(문학과지성사, 1993) 《청산을 부른다》(실천문학사, 1998)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