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과의 만남

소리없이 천천히

日日新 2009. 3. 10. 20:33
천천히 변하는 것들은 끝내 세상을 바꾸어놓고야 만다는 오래된 진실을 나는 이 숲속을 거닐면서 터득했다. 숲은 아무것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조용히 있는 듯하지만 그곳은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을 제일 멋지게 맞이하는 곳이다. 새 생명을 만들어내는 곳이고 세상 나들이를 마친 생명이 궁극적으로 돌아가는 곳이다. 그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도 숲은 늘 평온하다.


천천히 변하는 것들만이 만들어내는 위대한 힘이다. 서둘러 인생길을 가는 자는 아무것도 진정으로 보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천천히 가는 자는 인생의 아름다운 것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성급하여 급히 말하는 자는 아무것도 바꾸어 놓지 못하지만 참고 천천히 던진 몇 마디는 사람의 마음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 (한상경, 원예학자) <아침고요 산책길, 샘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