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봄비 (이수복)

日日新 2009. 3. 10. 20:19
 

봄비


- 이수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 이수복(1924-1986) / 전남 함평 출생. 1954년 ‘문예’에 동백꽃이 추천되어 등단. 시집으로 ‘봄비’(1960)가 있음. 현대문학 신인상, 전남문화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