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과의 만남
좋아할 수 있는 것
日日新
2009. 3. 7. 13:46
어쨌든 무엇인가에 미칠 수 있을 만큼 정열적인 성격이 부럽고 무엇인가 미칠 만큼 좋아할 수 있는 것을 가진 사람이 부럽다. 타는 듯한 정열로 무엇인가를 정말 좋아하여 그것에 매몰하는 삶의 즐거운 긴장감과 충만감을 상상한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한 여자 혹은 한 남자에 미쳐 망신을 당하거나 목숨을 버리는 이들이 있다. 카르멘과 그의 호세가 다 같이 그러했다. 음악에 혹은 연극에 미친 평범한 회사원이나 공무원이 있다. 강아지라면 정신을 잃는 이들이 있다. 시인 보들레르를 아니면 작가 베케트를 미치다시피 좋아해서 그들의 시나 연극 구절들을 즐겨 외우는 이들도 있다. 낚시에 미치는 이들도 있다. 한 작가를 아니 한 작품만을 죽어라 좋아하는 이들이 있다.
무엇이든 상관없다. 정말 목숨을 바치고 미칠 만큼 좋아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가진 이는 축복받았다. 충만감으로 채워진 그들의 삶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나는 어떤가? 나는 정말 좋아하는 것을 갖고 있는가? 내가 미칠 만큼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자주 이런 물음을 걸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박이문, 철학자) <철학의 여백, 문학과 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