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과의 만남
혼자만의 시간
日日新
2009. 3. 6. 21:09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등산을 가는 것도 좋지만, 혼자서 호젓하게 산길을 걷는 맛이 좋아 나는 자주 혼자서 산행을 간다. 그리고 단체 여행을 가면 나는 늘 혼자만의 시간이 그리워 뒤에 홀로 처지기 일쑤다. 며칠 동안 계속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지 못할 때는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생활의 리듬을 잃어버린다. 고독 만큼 좋은 친구는 없다고 하지만, 고독한 삶보다 고독을 잃어버린 삶이 더 견디기 어려울 것 같다.
임어당이 말하기를, 대여섯 명이 함께 차를 마시면 저속(低俗)한 것이고, 서너 명이 함께 차를 마시면 유쾌한 것이고, 두 명이 함께 차를 마시면 한적한 것이고, 홀로 차를 마시면 이속(離俗)이라 했다. 차를 마심에 있어서도 홀로 마시는 것이 최상이라는 것이다.
날로 번잡해지는 세상은 혼자만의 시간을 잘 허락하지 않는다. 또 혼자 있는 심심한 시간을 잘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도 늘어가는 것 같다. 세상은 두 개의 공간, 즉 함께 있는 공간과 홀로 있는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혼자만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 사람은 세상의 반쪽 공간만을 살아갈 뿐이다. 그는 세상의 절반을 보지도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는 것이다. (이남호, 문학평론가) <혼자만의 시간, 마음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