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암송칼럼/시암송칼럼(2021)

100구절 성구(聖句) 암송

日日新 2022. 2. 11. 12:18

무등일보 아트플러스 詩 칼럼 (2022. 2. 16 발간 예정)

100구절 성구(聖句) 암송

서구 사상에는 예부터 지금까지 두 가지 큰 흐름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스 로마 사상인 헬레니즘과 그리스도교 사상인 헤브라이즘입니다. 이 흐름은 화합과 대립의 과정을 통해서 서구 문화를 꽃피워왔습니다. 성경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인문고전의 하나로도 평가받고 있습니다. 최근 인문강좌 시리즈로 유명한 신동기 교수가 시리즈 15강 중 4강을 성경을 주제로 강의하는 걸 들었습니다. 그는 ”성경은 인문학의 진수이자 핵심“이라 하면서 ”성경을 모르고는 서양문화를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나는 시 암송과 함께 성구 암송을 하고 싶어 몇 차례 시도했는데 작심삼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지난가을에 시작한 영어 성구 100구절 외우기 목표를 1월말에 이루었습니다.
  
성구 암송은 방지일 목사(만 103세 소천, 가장 존경받은 목회자 중의 한 분)의 아침 암송습관이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방 목사를 처음 만난 건 대학 채플에서였습니다. 대학 동문이고 중국 선교사로 오래 사역하였다는 소개가 있었습니다. 카랑카랑한 음성은 시원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생전에 그분이 귀하게 생각했다는 말을 나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닳아없어질지언정 녹슬지는 않으리라.” 한번은 장신대 주선애 교수가 방 목사에게 총명의 비결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저는 하루를 성구 100구절 암송으로 시작합니다.” 
  
나는 전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NIV 번역본을 썼는데 이번엔 영어공부 겸해서 쉽고 활용성이 높은 NLT 번역본으로 바꿨습니다.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의 추천사가 이 번역본에 신뢰를 갖게 했습니다. “이 성경은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영어로 번역된 성경입니다. NLT는 전 세계 90여 명의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7년에 걸쳐 번역한 성경으로 지금까지 나온 영어 성경 중 현대 영어로 가장 번역이 잘 된 성경입니다. 오늘날에 통용되는 영어로 쉽고, 정확하게 번역하여 많은 이들로부터 극찬을 받았습니다.“ 
  
다음은 내가 생각하는 영어 성구 암송의 좋은 점들입니다. 외국어 공부가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합니다. 낯선 외국인을 만날 때도 암송구절을 매개로 대화를 나누고 전도도 할 수 있습니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혼자 차를 마실 때나 혹은 병원(중환자실, 수술대 위)이나 요양원 같은 곳에서 절대고독의 시간을 보낼 때도 애써 외웠던 구절은 우리의 따뜻한 벗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입니다.
  
하루에 한두 구절을 목표로 자신만의 복습주기에 따라 반복연습을 해가면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우리말 성구를 외워도 좋습니다. 내 경우엔 영어 성구가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나는 이렇게 의미있는 일을 더 일찍 못한 게 후회스럽더군요. 처음엔 중요 성구 50절만 목표로 해도 좋겠습니다. 물론 다다익선이지만요. 일년이 52주이니 한 주에 한 구절만 외워도 50절 목표가 가능합니다. 
  
100구절 아래 낯선 단어 풀이도 적어 넣어 ‘암송성구집’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원하시는 분에겐 주소를 보내주시면 선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010 - 8623 – 4115) 
  
이번 호 암송추천시는 김남조 님의 ‘고독’입니다. 시인은 고독에 대한 긍정적 의미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고독/ 김남조 (1927 ~  )

이제 나 다신 너 없이 살기를 원치 않으마/ 
진실로 모든 잘못은/
너를 돌려놓고 살려던 데서 빚어졌거니/
네 이름은 고독/ 
내 오늘날의 뉘우침이/
네 앞에 와서 머무노니 
(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