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新 2013. 11. 27. 20:37

 

경북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계셨던 김춘수 시인은 1970년대 말 유신 시절 ‘모자사건’으로 영남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옮기셨고 1980년대 초 영남대학교 문과대학장으로 계실 때 나와 함께 동료 교수로 지내었기에 누구보다도 친분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앞에 말한 ‘모자사건’이란 무엇인가?

 

유신 시절 박정희 대통령의 대구사범학교 동기동창인 김영희 교수가 총장에 앉았다. 평소 김춘수 교수가 쓰고 다니는 모자를 못마땅하게 여긴 총장이 교수회의 석상에서 김춘수 교수에게 모자 벗으라고 명령(?)하였는데 김춘수 교수가 거절하였다는 것이다. “모자를 쓰고 안 쓰고는 사생활인데 왜 총장이 간섭하느냐?”고 총장에게 대들어서 총장과의 관계가 매우 악화되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분위기가 자유스러운 영남대학교를 오시게 된 것이다. (김원중, 포항공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