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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信 (유치환)
日日新
2009. 2. 17. 21:41
춘신(春信)
- 유치환
꽃등인 양 창 앞에 한 그루 피어오른
살구꽃 연분홍 그늘 가지 새로
작은 멧새 하나 찾아와 무심히 놀다 가나니
적막한 겨우내 들녘 끝 어디메서
작은 깃을 얽고 다리 오그리고 지나다가
이 보오얀 봄길 찾아 문안하여 나왔느뇨
앉았다 떠난 아름다운 그 자리에 여운남아
뉘도 모를 한 때를 아쉽게도 한들거리나니
꽃가지 그늘에서 그늘로 이어진 끝없이 작은 길이여
*유치환(1908-1967)/ 경남 통영 출생. 호는 청마(靑馬). 1931년 ‘문예 월간’에 ‘정적’을 발표함으로써 작품 활동 시작. 시집으로 ‘청마시초’ ‘생명의 書’ 등이 있음. 아시아 자유문학상, 예술원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