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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순간 - 홍윤숙

日日新 2012. 9. 7. 19:42

이 한순간 - 홍윤숙

 

목적지는 없었다

다만 길이 있을 뿐

끝이 없이 먼 길을

가고 또 가야 했던 지상의 날들

머물 수 없이 아득한 길 위에서

이따금 걸어온 길 뒤돌아보고

보이지 않는 전방을

막막한 가슴으로 더듬으면서

문득 확인한다

앞에도 뒤에도 아무 것도 없음을

있는 것은 오직 지금, 여기, 있는

이 한순간

한순간의 현존을 알 뿐이다.